티스토리 뷰

습기, 집 관리 최악의 적

습기는 집 관리의 최악의 적이다.

평소에는 잘 몰랐었는데 올해처럼 비가 끈질기게 내리니 확실히 알겠더라.

습기가 충만하니 집이 점점 망가진다.

가전제품이 망가지고, 곰팡이가 피고, 날벌레가 꼬이고.

이런 사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심한 경우에는 벽지랑 장판마저 운다는데 난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이 와중에 장판마저 들떴으면 난 진짜 미쳐버렸을 것이다.

비가 와도 너무 많이 온다 ㅠㅠ

가전제품의 고장→ 금전적인 타격

습기의 무서운 점은 불편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지갑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에는 잘 쓰고 있던 고양이 자동화장실 2대가 동시에 고장이 나버렸다.

고장나버린 리터로봇3 ㅠㅠ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원래 이 제품이 습기에 취약해 화장실 같은 장소에서 쓰면 안된다고 한다.

2대가 모두 고장나서 택배비까지 수리비가 20만원 정도 들었다.

제품을 습한 화장실이 아니라 현관에 두고 쓴 나로써는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애초에 습기에 상관없게 만들어야지 집 전체가 습한 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그래도 20만원으로 끝난 게 다행이지, 검색해보면 벽지나 장판이 망가졌다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날벌레 파티 → 멘탈 타격

고양이 화장실이 고장나 생돈 20만원이 날아가버린 것보다 이쪽이 더 충격적이었다.

난 그저 평소대로 고양이 화장실을 갈아주려 했던 것 뿐인데, 뚜껑을 열자 날벌레들이 우와왕 날아올라버렸던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고양이를 키우면서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도대체 어찌된 건지 너무 당황스러웠다.

찾아보니 날벌레들이 제일 좋아하는 환경이 바로 '습기''각질'이 많은 환경이라고 했다.

고양이 화장실에야 각질을 대신 할 게 널렸으니 '습기'가 충분해지자 날벌레들이 집단으로 서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습기 구매시 판단 요소

날벌레 테러를 당하는 순간 진짜 제습기 무조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평소에 쓰지 않던 물건이라 어떤 점들을 보고 판단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폭풍 검색을 시작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습기 평형

제습기 선택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거실에 두고 쓸 제습기인데 원룸형(4.5평형)을 두고 쓰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습기는 안 떨어지고 전기세만 괜히 들지.

제품들을 구분해보자 평형은 다음과 같은 구간으로나누어져 있었다.

  • 4.5평형 - 1일 제습량 0.3L

  • 13평형 - 1일 제습량 10L

  • 14평형 - 1일 제습량 14L

  • 21평형 - 1일 제습량 16L

  • 25평형 - 1일 제습량 20L

여기서 평형은 자기 아파트 평형의 절반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집이 40평이라면 21평형 제습기를 쓰면 충분하다.

아무래도 거실에 놓으면 어차피 방까지 커버하긴 힘드니 거실면적만 생각해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제습기 제습효율, 에너지소비효율

제습효율은 얼마나 적은 에너지로 많은 습기를 제거해 주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제습효율이 높을 수록 전기세가 적게 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제습효율보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확인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검사하여 국가가 성능을 확인해주는 '인증'제도이다.

제습효율도 어차피 에너지소비효율 안에 포함되어 있는 개념이다.

무엇보다도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좋아야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제도'는 고효율 에너지 제품 구입비용의 10%를 3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해주는 제도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바 있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받는 방법(엘지 워시타워)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이란? 국민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자금을 보조해주는 사업이다. 정부가 인증한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

kim-expain.tistory.com

참고로 여기서 30만원이라는 건 한 사람1년 동안 환급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을 말한다.

나의 경우, 엘지 워시타워를 사면서 20만원 환급을 받았으므로 1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HD제습인증

HD제습인증은 한국공기청정기협회에서 기준을 충족한 제습기에 부여하는 단체표준인증이다.

단체표준인증을 통과하였다 하여 성능이 특출나게 우수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인증을 통과하면 적어도 '기본적인 사항들은 모두 충족한 제품'이란 말이니 기왕이면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국공기청정기협회면 꽤 규모가 있는 단체이니 이곳에서 주는 인증은 꽤 믿을만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통 용량 / 연속배수

제습기는 공기중의 습기를 포집하여 물통에 모아주는 장치이다.

때문에 물통에 물이 가득차고 나면 이를 비워줘야 한다.

만약 일일 제습 용량이 20L 이고 물통 용량이 5L 인 제품을 쓴다면 하루에 4번 물통을 비워줘야 하는 것이다.

이런 짓을 하지 않으려면 연속배수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면 된다.

연속 배수는 호스를 연결하여 물통에 모이는 물을 바로바로 버려주는 기능을 말한다.

다만, 연속배수 기능을 쓰려면 호스를 배수구로 연결해줘야하니 사용 위치에 따라 제약이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그밖에 부가 기능 : 의류건조 등

성에방지, 물넘침방지, 의류건조, 이동바퀴, 이동손잡이 등등 그밖에 여러 부가 기능들이 있다.

성에방지는 냉각기에 성애가 차는 경우 자동으로 이를 제거하여 냉각효율을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물넘침방지는 물통에 물이 가득차는 경우 제습기 작동을 멈춰주는 기능이라 하는데, 모든 제습기에 당연히 있어야하는 기능인것 같은데 부가 기능이라고 하니 좀 이상한 느낌이었다.

의류건조는 제습이 끝난 건조한 바람을 넓게 내뿜어주는 기능을 말했다. 빨래를 널고 이렇게 건조한 바람을 쬐어주면 빨래가 훨씬 빠르고 뽀송하게 마른다고 한다.

이동바퀴, 이동손잡이는 건조기를 옮길 때를 위한 기능이었다. 하긴, 건조기 물통에 물이 차면 무게가 상당할 텐데 바퀴나 손잡이가 없으면 옮기는데 고생할 것 같긴 하다.

제습기 선택 기준

이 정도 조사하면 되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제습기 선택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 15평형 이상( 제습기 16L 이상 스펙)
  •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으뜸효율 환급사업 대상)
  • HD제습인증 획득 제품
  • 30만원 이하의 제품

나는 건조기도 있고, 스타일러도 있어서 의류건조기능은 굳이 넣지 않았다.

어차피 거실에 놓고 쓸 것이므로 이동바퀴와 이동손잡이도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기준으로 열심히 제품을 검색해본 결과...

아무런 제품도 나오지 않았다. OTL

30만원 이하의 제품군에서는 내가 원하는 스펙의 제품을 찾을 수가 없던 것이었다.

위닉스 제품이 대체로 저렴한 편이어서 다음과 같은 제품 중에서 고르려고 했는데 그러기엔 예산을 너무 적게 잡았다.

  • 위닉스 제습기 16리터
  • 위닉스 제습기 17리터
  • 위닉스 제습기 19리터

30만원으로는 17리터, 19리터짜리 제품은 고사하고 16리터짜리 제품도 살 수 없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기준을 수정하기로 했다.

  • 30만원 이하의 제품 → 35만원 이하의 제품

그 결과 겨우 구입할 제품을 고를 수 있었다.

위닉스 제습기 16리터(21평형) DNH160-IWK

위닉스 뽀송 21평형, 다나와 최저가 약 34.7만원

바로 위닉스 제습기 16리터(21평형) 뽀송 DN2H160-IWK 제품이었다.

17리터 제품이랑 일일 제습량은 1L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가격은 10만원이나 싸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돈만 많으면 위닉스 제습기 19리터(25평형)을 사서 놓음 되겠지만 그건 가격이 거의 60만원에 육박하더라.

21평형이면 일단 거실은 다 커버되고, 제습용량도 16L로 넉넉하고,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으뜸효율환급대상), HD제습인증 정도 받았으면 내가 쓰기에 딱 좋은 스펙이다 싶었다.

이것도 당초 예산인 30만원은 넘었지만,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을 10% 받고 나면 31.5만원 정도로 내려와 예산을 크게 초과하지는 않는 것도 좋았다.

LG 제습기도 괜찮은 제품이 많았지만 대기업 제품은 역시 가격이 비쌌다.

냉장고나 세탁기, 건조기 같은 제품이라면 큰 맘 먹고 LG 제품을 쓰겠으나...

제습기는 잘 모르겠으니 일단 가성비 제품을 사기로 하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내 꼴이 딱 그렇다.

이미 집안에는 날벌레들이 알을 다 깠고, 리터로봇은 고장났으며, 벽지도 슬슬 위태위태하다.

집에 제습기 있으면 정말 좋다는 걸 예전부터 많이 들었었는데 왜 이제야 구매를 하고 있나 모르겠다.

제습기 말고도 필요한 제품들이 더 있는데, 앞으로는 한해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미리미리 잘 살펴서 구매 계획을 짜야겠다.

제습기의 실사용기는 제품이 도착하고 좀 써보고 난 뒤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