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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플립북 처음 보는 순간 흔히 보던 플립형 노트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격대가 이상합니다? 네이버쇼핑 최저가로 289,000원이라니? 20만원대 플립형 노트북이라니 KT가 미쳐도 단단히 미친 걸까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미침은 항상 환영인데, 어떤 물건인지 알아봐야겠습니다.

 

KT플립북

 

KT 플립북, 20만원대 노트북?

KT 플립북은 딱 봐도 플립(모니터 360도 회전)이 되는 노트북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20만원대인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저런 가성비 제품을 낼 리가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뭔가 판매 문구가 야리꾸리합니다.

▼ KT 공식 판매몰인 KT SHOP 에 올라와 있는 KT 플립북(Flipbook) 판매 이미지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제목(Title)부터 무언가 이상합니다. 덱스 노트북? 호환가능 폰 기종? 일반적인 노트북에는 저런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 페이지를 좀 더 내려보니 의문이 깊어집니다. 데스크탑 UI모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안내하고 있더군요. 주의사항으로 덱스노트북 플립북 구매한 후에는 호환성 관련으로 교환/반품 진행이 어렵다는 말이 적혀있습니다. 점점 아리송해 집니다.

 

▼ 플립북의 정체에 관한 답은 제품 홍보 페이지 중단부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노트북으로 변신. 전원 케이블 연결 없이 USB 입력 단자 연결만으로 스마트폰이 노트북으로 변신합니다."

KT 플립북의 정체

 

KT 플립북의 정체

그렇습니다. 바로 KT 플립북은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외부 디스플레이 역할을 수행하는 '포터블 디스플레이' 의 기능을 하는 물건이었던 것입니다.

키보드가 달려있긴 하지만 이 제품은 외부 기기를 연결하여 화면을 띄우고 키보드를 통해 입력을 편하게 해주는 외장장치일 뿐 노트북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물건을 DEX 노트북이니 해서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광고에는 "휴대용 모니터, 태블릿, 노트북을 하나로"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냥 KT 플립북은 휴대용 모니터일 뿐인데 무얼 하나로 했다는 것인지 잘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일반 휴대용 모니터와 다른 게 있다면 데스크탑 UI 를 지원한다는 것 정도인데... 그 정도로 태블릿, 노트북을 하나로 라는 말을 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래서 제품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부분들을 지워보았습니다.

  • 휴대용 모니터라 말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이 제품을 3in1 태블릿이니 3in1 노트북이니 말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그렇게 말하려면 모니터로도, 태블릿으로도, 노트북으로도 기능해야 하지만 이 제품이 할 수 있는 건 모니터 역할이 전부니까요. (물론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딸려있긴 합니다만.)
  • 스마트폰 데이터 그대로 사용 가능, 다양한 오피스 사용 가능, 스마트폰과 동일한 속도로 실행 가능이란 말도 이상합니다. 마치 모니터를 하나 사서 데스크톱에 연결하려는데 "PC 데이터 그대로 사용 가능, 다양한 오피스 사용 가능, PC와 동일한 속도로 실행 가능"이란 홍보 문구를 본 느낌입니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 상황에 맞지는 않는 말 같습니다.

 

KT 플립북의 혁신

그렇다 치더라도 KT 플립북이 혁신적인 제품이냐 묻는다면, 그건 그런대로 인정해 줄만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기존에 포터블 모니터를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할 때 불편했던 점들을 한 번에 해결해주기 때문입니다.

작업 환경이 넓어짐에도 사람들이 굳이 포터블모니터를 들고다니며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입니다.

  • 키보드, 마우스를 따로 챙겨 다니기가 어렵다.
  • 데스크톱 UI로 변환되는 게 아니라 단순히 화면만 넓어지는 거면 그렇게 편리하지 않다.
  • 버스나 기차 같은 공간에서 모니터를 세우고 키보드 마우스를 펼치기가 어렵다.

그런데 KT 플립북은 위 3가지 문제점을 모두 해결한 제품입니다. 바로 포터블모니터와 키보드, 터치패드를 일체형으로 연결하여 플립형 노트북과 같은 형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 덕분에 KT 플립북을 갖고 있으면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일반적인 노트북을 쓰는 것과 비슷한 물리적인 편의성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좁은 탁자에 앉아서 작업할 수도 있고, 소파에 앉아서 작업할 수도 있고, 길바닥에 앉거나, 위험한 난간에 걸터 앉아서도 작업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

 

KT 플립북의 미래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의 성능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평범한 데스크톱보다 성능 좋은 스마트폰이 있을 정도이니 말 다한 셈이지요.

사실 PC에서 사무용으로 사용하는 정도의 성능은 스마트폰이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된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다만, 한컴오피스 한글이니,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이니 파워포인트니 하는 프로그램들이 모두 데스크톱 용도로 만들어져 있기에 스마트폰이 사무용 노트북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지요. (모바일용 한컴 오피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등이 나와 있긴 하지만 아직 데스크톱용 프로그램을 대체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니까요.)

그래서 미래에는 KT 플립북과 같은 데스크톱 UI 기능을 갖추고, 키보드와 터치패드 등 입력 인터페이스를 갖춘 제품들이 출시되며 점점 사무용 노트북의 자리를 스마트폰이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을 사고도 노트북을 사야하는 중복 지출도 없어질 뿐더러, 언제든 스마트폰에 자료가 있기 때문에 KT 플립북 같은 장치가 없더라도 외부에서 자료 대응이 될 테니까요.

3in1 노트북으로 홍보를 한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KT 플립북은 분명 혁신적인 제품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모바일용 오피스 앱들이 완전하지 않기에 들이는 게 시기상조라고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평소 스마트폰으로 하는 작업량이 있었다면 20만원 후반 대 지출을 하여 KT 플립북을 들이는 것도 나빠 보이지는 않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스펙을 참고하시어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KT 플립북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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