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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를 위해 태어난 몸

 

나의 몸은 바야흐로 필라테스를 위해 태어난 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리윰 필라테스」에서 소개하고 있는 필라테스의 역사를 보자.

 

 

글씨가 작아 잘 안 보인다.

 

다른 부분은 읽지 않더라도 이 부분이 눈에 밟힌다.

 

"초창기 필라테스는 제1자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 부상당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다."

 

즉, 필라테스는 태생이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운동인 셈이다.

 

그리고 나의 몸은 사실상 반쯤은 환자나 다를 바 없이 엉망이다.

 

구체적으로는,

 

  1. 왼쪽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짧다.
    - 왼쪽다리가 굉장히 뻣뻣한데, 조금만 스트레칭해도 죽을만큼 아프다.

  2. 왼쪽 골반이 올라갔다
    - 이게 다리가 짧아서 그런건지, 골반이 틀어져서 다리가 짧은 건지는 모르겠다.

  3. 거북목과 라운드숄더가 동시에 있다
    - 턱 근육의 긴장도가 심하다. 두통이 자주 오는데 원인이 셋 중 뭔지 모르겠다.

  4. 등의 척추뼈가 살짝 왼쪽으로 휘어 있다
    - 그래서 담이 들면 꼭 왼쪽 등에 든다.

 

나는 홈짐을 병행하고 있고, 근육에 있어서 소소한 성과도 얻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신체 밸런스와 불균형에 있어서는 혼자 운동을 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더라.

 

한동안 누군가 내 몸을 봐줬으면 좋겠는데, PT 와 필라테스 중에 어느 걸 선택할까?

 

고민해보다 PT는 받아본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필라테스를 받아보기로 했다.

 

새로운 도전은 늘 설레는 법이니. 그렇게 나는 필라테스 학원에 다짜고짜 찾아갔다.

 

 

 

선생님, 남자도 필라테스 한다면서요...

 

뭔가 필라테스는 여자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라 신경이 좀 쓰였다.

 

그래서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빼꼼 문을 열고 문지방을 넘지도 않은 채로 질문부터 했다.

 

"저기.. 혹시 남자도 필라테스 해도 되나요?"

 

카운터에는 강사님들이 서너분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그리고 나를 보고 다들 너무도 당연하게 말씀하셨다.

 

"그럼요~ 요샌 남자도 다 해요. 여기도 남자 회원분들 많아요."

 

그 말에 용기가 나 나는 신발을 벗고 학원 안쪽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규모가 제법 큰 편이었다.

 

5명씩 2팀이 운동하는 그룹방, 2명이 운동하는 그룹방, 1명이 운동하는 단독방, 그리고 러닝머신 등등. 

 

여자 회원들이 각각 자신이 속한 방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남자는 없었다. 

 

'저기... 선생님, 남자도 좀 있다면서요?'

 

강사님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단 얼굴로 씨익 웃고 있다.

 

"가운데, 상담 테이블로 가서 앉으시면 돼요 ^-^/"

 

이런 느낌.

 

일단  모르겠다. 시작해보기로 했다.

 

 

 

0회차, 체험 클래스

 

필라테스 클래스는 5인팟, 2~3인팟, 1인팟 클래스로 나눠져 있었다.

 

일단 체험해보고 결정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거의 반값에 1:1 수업을 받아볼 수 있는 체험 클래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정식 등록하게되면 체험클래스에 사용한 돈은 차감해 준다고 했다.

 

등록하면 1회 공짜 클래스를 받는 게 되니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체험 클래스를 받게 되고 소감을 남겨보자면,

 

  1. 내 몸아, 그 동안 정말 미안했다. 

  2. 왼쪽 다리야, 넌 정말 안되겠구나.

  3. 선생님, 제 몸은 거기까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도로 요약이 될 것 같다.

 

참 별 거 아닌 것 같은 동작을 해도, 강사가 시키는 자세로 하면 사지가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강사님도 당황했을 것이다. 본격적인 동작에 들어가기 전에 자세만 잡았을 뿐인데 내가 온몸을 떨고 있었을테니.

 

특히, 왼쪽다리 스트레칭 할 때가 제일 심했다.

 

다리를 배럴(원통)에 올려놨을 뿐인데 죽을 상을 짓고 있는 회원이라니.

 

허리를 숙일 필요도 없었다. 다리를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한계였으니까.

 

정말 안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내 몸이 이 정도까지 망가져 있었을 줄이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몸을 고쳐놔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주2회, 1:1 레슨, 30회에 도전!

 

체험 클래스 이후, 상담실에서 원장 선생님은 필라테스의 필요성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아마 나를 유치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나는 마음을 먹고 갔던 것이어서 간단히 설명을 듣고 1:1 레슨 30회를 끊어 버렸다.

 

5인팟 수업은 애초에 내 몸상태를 생각해 볼때 의미가 없겠다 싶어 애초에 마음 속에서 지우고 간 상태였다. 주로 여자들 뿐인 데서 수업을 듣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주2회 수업이니, 약 15주. 중간에 쉬는 날도 있을테니 어언 100일이 넘는 대장정이다.

 

사지 안 멀쩡한 남자 사람의 필라테스 도전기. 이렇게 시작해보려 한다.

 

 

아 근데, 나도 레깅스 입어야 하는 건가.

 

근데,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원장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다음 수업에는 체형을 봐야하니 딱 붙는 옷을 입고 오세요."

 

입고간 트레이닝복 정도면 안되냐 하니 그것 보다는 훨씬 달라 붙어야 한다고 했다.

 

필라테스복 같은 거 검색해서 입고 오면 된다고...

 

집으로 돌아와 검색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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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걸 말씀하신 것인가...

 

과연, 소화해 낼 수 있을지. 다음 수업까지 고민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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