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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1 - #1 홈짐 입문, 헬스장은 멀고 집은 가까워서~

2020/07/31 - #2 하프랙 or 파워랙 무엇을 고를까?

2020/08/03 - #3 홈짐 랙, 나는 하프렉으로 구성했다

2020/08/07 - #4 홈짐 바닥매트, 인클라인 벤치 고르기

2020/08/09 - #5 중량봉, 탄력봉, 원판 구매요령

 

「싸이코지만 괜찮아」를 보다가 그만 김수현 몸매를 보고 군침을 흘려버렸다. 갑자기 나도 김수현처럼 탄탄한 몸매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이코지만 괜찮아, 드라마 캡처

방법은 간단하다, 꾸준히 운동하면 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의외로 방법은 간단했다. 일단,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무슨 운동 프로그램이니 영양이니 하는 것들도 일단은 꾸준히 운동을 하고 난 후에 따져볼 일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당연한 일이다. 탄탄한 근육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이었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탄탄한 근육을 가졌다.

그리고 정말 당연하게도 나는 지난 수 년간 틈틈이 운동을 해왔음에도 김수현 같은 멋진 몸이 없다.

왜냐하면, 운동을 쉬지 않고 꾸준히 해오지 않았으니까. 대충 한 두 달 바짝 운동 했다가 일 년 간 퍼져 있는 일상이었으니까.

그 대신 나는 지난 몇 년 간 정말 꾸준히 잘 먹었고, 그래서 지금 땡땡한 지구본 같이 생긴 배를 품고 있다.

이거... 정말 문제이긴 하지?

그치만 나도 핑계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집은 가깝고, 헬스장은 멀었다

현대인의 삶에 있어서 꾸준한 운동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직장에서 얻는 피로. 하루 종일 진땀을 쏙 빼고 나면, 퇴근길의 발길은 절로 집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행여나 야근이라도 하는 날은 눈길조차 헬스장으로 향하기 어렵다. 일단 집에 가서 쉬자. 그리고 좀 살만하면 헬스장으로 가자. 그리고 집에 가서 누워 유튜브를 트는 순간, 그 날의 운동은 끝이다.

소중한 일정들. 친구들과의 만남, 연인과의 데이트(아마도... 난 솔로니까 ㅠ_ㅠ), 보고 싶던 공연, 손꼽던 여행. 이러한 일정들은 때때로 우리 삶에 운동보다 더 유익하다다. 운동도 결국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던가.

물론, 일상도 즐기고 운동도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일상과 운동 일정을 겹치지 않게 컨트롤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운동은 뒷전으로 가 있다. 그렇다고 운동에 목매여 일상을 멀리하다보면 어느새 욕구불만이 목젖까지 쌓인다. 이 모든 걸 완벽하게 조정하는 것은 스님 득도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더군다나, 회식이니 워크샵이니 전혀 하고 싶지 않은 일정들조차 수없이 현대인의 삶을 가로막지 않겠는가.

현대인의 삶은 꾸준한 운동에 어울리지 않고, 안타깝게도 나는 현대인이다.

그러므로 내가 꾸준히 운동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말로, 집은 이렇게 가깝고 헬스장은 저렇게 머니 원. "

"반대로 헬스장이 이렇게 가깝고 집이 저렇게 멀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한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집을 멀리하는 것은 어려워도 헬스장을 집만큼 가깝게 만드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

그래, 답은 홈짐이야!

홈짐의 존재는 예전에 들어 알고 있었다. 진지하게 고려하진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홈짐이야 말로 완벽한 답이었다.

집에 헬스장이 있다니! 그러면 운동을 꾸준히 안 할 수가 없잖아?! 정말 멋진 생각이었다.

바로 폭풍 검색이 시작되었다. 하프랙? 파워랙? 중량봉? 원판? 뭔가 필요한 게 많아 보인다. 그래도 열심히 검색했다. 인터넷 세상에는 필요한 정보가 모두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검색에 검색을 더해가기를 몇 주일.

신용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훌륭한 결과, 우리집 방 한 편에 멋지고 훌륭한 홈짐을 탄생하게 된다.

김효의 홈짐 : 자세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한다.

6개월 뒤, 나는 김수현의 몸매를 갖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아니올시다이다.

김수현의 몸...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니더라. 그리고 홈짐을 차렸다고 하여 쉬지않고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되는 것도 아니더라. 헬스장을 다닐 때와 마찬가지로 피곤한 날은 운동을 쉬었고, 약속이 있는 날은 바삐 움직이다보니 운동을 거르게 되곤 했다.

더군다나 나는 늘 항상 언제나 너무 잘 먹는 편이다. 고기도 먹고, 막창도 먹고, 크림 범벅 파스타도 먹고. 이렇게 잘 먹는데 마른 근육질의 체구가 될 리가 없다. 여전히 배는 통통하고 바지를 입을 때 왠지 타이트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런데 그러면, 홈짐 차린 건 헛수고 아니었냐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아니올시다.

홈짐의 장점 4가지

① 잠깐 쉬어도, 또 금방 한다

알다시피, 헬스장은 한 번 안 나가기 시작하면 그 흐름을 되찾기가 정말 어렵다. 반면, 홈짐은 좀 쉬다가 흔쾌히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얼마나 간단하냐면, 안방부터 몇 걸음만 걸어가 운동방 문을 열기만 하면 된다. 헬스장 갈 때처럼 옷 갈아입고, 신발 신고, 걸어 나가서, 운동하고, 땀 흘리고, 씻고, 돌아오고 복잡할 거 없다. 그냥, 집에서 입고 있던 대로 운동하고, 쓱싹 씻은 뒤, 대충 입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며칠 바빠서 운동을 쉬다가도, 해야지 생각나면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② 그리고, 돈이 들지 않는다

물론, 홈짐을 장만하는 데는 돈이 든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정말 운동하는 데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

우리는 처음 회원권을 끊을 때 의욕이 충만하다가, 연장을 하게 될 때 늘 고민에 빠진다.

'지금 그렇게 꾸준히 다니는 것도 아닌데 이 돈을 내고 연장하는 게 맞을까?'

다음 달 일정이 좀 바빠질 것 같아 한 달 만 있다가 등록해야지 하다가 일 이 년이 훅훅 가버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홈짐을 차리게 되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운동기구는 이미 집에 다 있고, 운동을 한 번 더 할 때마다 초기 투입비용은 본전에 가까워진다.

③ 피곤한 날에도, 10분은 운동하게 된다

헬스장까지 이동하는데 들이는 노력, 비용이 없기 때문에 짧게 운동해도 아까운 구석이 없다. 그래서 피곤한 날도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고 잠드는 습관을 갖게 된다. 어떤 날은 피곤하니까 벤치프레스만 10분 정도 하고 말 때도 있다. 또 어떤 날은 어깨가 아프니까 스쿼트만 몇 세트 하고 끝낼 때도 있다.

헬스장에 다녔다면 10분 운동하기 위해 그 거리를 왔다갔다 하는 일은 하지 못했다. 늘 가면 1시간은 운동해야 한다는 마음이었고, 그 1시간이 부담스러워 운동을 걸렀던 날들이 많았다.

그러나 홈짐이 있다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하루에 단 10분 운동을 하더라도 그 날 운동을 거르지만 않는다면 흐름은 유지된다. 그렇게 점점 운동하는 습관을 갖춰갈 수 있었다.

④ 무엇보다도, 개인적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홈짐을 차리고 마음이 들었던 부분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페이스로 운동을 할 수 있다.

나는 운동을 할 때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들으면서 해야 지루하지가 않다. 헬스장에서는 무선이어폰을 쓰더라도 주변에 부딪칠 사람이 많아 불안하다. 집에서는 스피커로 듣고 싶은 음악이나 영상을 틀어놓고 마음껏 운동할 수 있다. 그 자유가 난 정말 좋았다.

또, 운동을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운동기구를 전세낸 타인들과 눈치싸움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또, 내가 차지한 운동기구를 탐내는 사람들과 신경전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미리 짜놓은 루틴대로 딱딱 맞추어 운동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땀에 젖은 벤치에 수건 깔고 누울 일이 없다. 벤치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해도 된다.

이 자유가 나는 정말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나는 홈짐 입문을 적극 추천한다

다만, 제품이 워낙 다양해서 선택이 어려운데, 다음 글부터 찬찬히 입문 장비 맞추는 법을 설명해 가고자 한다. 꿈을 말하자면, Frog社나 인벤탑社의 초가성비 미니랙부터, CNK社 미니랙/파워랙과 같은 팔방미인 가성비랙, 가격은 상상초월이지만 멋짐도 상상을 초월하는 블랙벳社의 랙 등 이런저런 제품들을 총망라하고 싶은데, 내가 써본 게 인벤탑社의 랙 밖에 없어서 딱 그 정도에 관한 내용 밖에 못 적을 것 같다. 그래도 랙 이외에도 필요한 바닥매트, 벤치, 원판, 정리대, 거울, 아령 등에 관한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거고.

그래도 저가형 제품을 쓰며 아쉬운 점은 아쉬운 대로, 좋았던 점은 좋았던 대로 쓰다보면, 소략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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